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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CBDC) 도입이 금융시장에 미칠 변화

jade5 2025. 9. 21. 17:44

디지털 시대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2025년을 기점으로 시범사업 및 제도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기존의 실물 지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통제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블록체인 기술 또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단순히 결제 수단의 진화를 넘어 금융시장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CBDC의 기본 개념, 금융시장에 미치는 주요 영향, 소비자 및 금융기관의 대응 방향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본다.

디지털 화폐(CBDC) 도입이 금융시장에 미칠 변화

CBDC란 무엇인가 – 기존 화폐와 다른 점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로, 현재의 지폐와 동등한 가치와 법적 지위를 가진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민간 암호화폐와는 전혀 다르며, 국가가 발행하고 신뢰를 보증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의 지폐·동전은 실물 자산으로 존재하고, 전자화폐나 계좌이체는 상업은행 중심의 시스템에서 이루어졌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유통을 관리한다. 이는 곧 중개기관 없이 개인이 중앙은행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하며, 기존 금융 질서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다.

또한 CBDC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이 높은 장점이 있으며, 부정거래 방지, 탈세 차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의 효율성 향상 등 다양한 정책적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변화

CBDC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시중은행의 예금 감소 가능성
개인이 중앙은행의 디지털지갑에 직접 자산을 보유하게 되면, 시중은행 예금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 이는 곧 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 변화로 이어지며, 예대마진 기반의 수익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중소형 은행이나 지방은행은 예금 유치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금리 전달 메커니즘의 정교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정해 통화량과 물가를 관리하지만, 이 효과가 시중은행을 거치면서 희석되기도 했다. CBDC 도입 시 중앙은행이 소비자에게 직접 금리를 적용할 수 있어 정책효과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될 수 있다.

결제 시장의 혁신과 경쟁 촉진
기존 간편결제, 카드결제, 계좌이체 기반의 핀테크 시장은 CBDC와의 경쟁 혹은 협업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수수료가 거의 없는 P2P 결제가 가능해지면, 기존 결제사업자들의 수익 모델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소비자는 보다 빠르고 안전한 결제 수단을 이용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

화폐 정책 및 금융안정성 제고
디지털화폐는 지급결제 인프라의 신속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금융위기 시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불안이 발생했을 때 중앙은행이 직접 소비자에게 디지털 화폐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도 있다.

소비자와 금융기관의 준비 방향

CBDC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소비자와 금융기관 모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 입장: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필요
디지털 화폐는 스마트폰, 전자지갑, QR코드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중장년층이나 고령자에게는 사용법 교육 및 접근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정부와 지자체는 금융포용 측면에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보조 인프라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 입장: 서비스 재정의 필요
은행과 핀테크 기업은 기존의 예금, 대출, 결제 서비스를 넘어 고도화된 자산관리, 리워드 연계, 맞춤형 금융설계 등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해야 한다. CBDC 환경에서 단순한 금융 플랫폼 기능만으로는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
CBDC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지만, 개인정보의 과도한 중앙 집중화에 따른 감시 논란이 있다. 따라서 개인정보 처리 방식, 익명성과 투명성 간의 균형 유지, 사이버보안 대책 마련 등이 제도적으로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국제간 통화 결제 시스템 진화
향후에는 한국의 디지털 원화가 다른 국가의 디지털 화폐와 연계되는 ‘다자간 CBDC 결제 시스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무역결제, 해외송금, 외환거래 등에서의 비용 절감과 속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무리

CBDC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의 질서를 바꿀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디지털 원화 도입은 개인의 결제 방식뿐 아니라 시중은행, 핀테크 기업,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적응이 요구된다. 소비자는 디지털 금융 문해력을 높이고, 금융기관은 기존 사업 모델의 유연한 전환이 필요하다. CBDC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으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주체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